본문 바로가기
세계

베네수엘라 시위도 격화… 궁지 몰린 마두로 대통령

by bomida 2014. 2. 20.

ㆍ경제난 해법도, 시위대 업은 야당 대표 처리도 ‘진퇴양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제위기 등을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강력 대응만 예고한 채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 엘우니베르살 등은 중부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시 시위에 참가한 여대생 헤네시스 카르모나가 머리에 총을 맞아 수술을 받았으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2주간 이어진 시위에서 발생한 5번째 사망자이다. 당국은 집회를 금지했지만 이날 카라카스 법원 앞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폭력 시위 주도자로 지목한 레오폴도 로페스 민중의지당 대표의 재판을 앞두고 100여명이 다시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카라카스 차카오시 시장 출신인 로페스는 중산층과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로페스는 전날 “내가 체포되면 국민들이 들고일어날 것이다. 시위가 계속된다면 구금은 두렵지 않다”고 밝히고 자수해 체포됐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베네수엘라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에서 지난 18일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여대생 헤네시스 카르모나가 머리에 총을 맞자 한 남성이 오토바이에 태워 옮기고 있다. 여대생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경제위기 등을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 거세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2주 동안 이어진 시위에서 5명이 숨졌으나 마두로 정부는 시위를 가라앉힐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강경대응만 고수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연합뉴스


마두로는 19일 방송연설에서 야권에 대화를 제안하며 “국가냐 폭력이냐. 로페스는 폭력을 택해 국가를 곤란에 빠뜨렸다”고 밝혔다. 그는 “로페스는 투항했다”고 표현했지만 그의 거취를 두고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대표적 반정부 인사에게 시위 주도 혐의를 씌워놓고 풀어주면 정권 장악력이 약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고, 오래 붙잡아 두면 국내외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페스에게 실형이 내려질 경우 과격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은 다분하다. 앙헬 오로페자 시몬볼리바르대 정치학 교수는 “정부가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집중포화를 받는 마두로가 로페스를 체포해 그나마 본인이 주도할 여지가 있는 정치갈등으로 여론을 옮겨보려는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경제 문제는 여론 환기로 가려질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6.2%에 이르고, 우유·화장지 등 생필품과 식량은 극도로 부족한 상태다. 외환은 정부가 고정환율로 통제하고 있지만 암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다. 1달러당 6.3볼리바르로, 공식 환율의 10배다.

마두로는 지난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법안을 만들 수 있는 특별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자동차와 소비재 가격 통제, 기업이익 제한 등 각종 경제 규제안을 제정했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반정부 시위의 중심 세력인 학생들은 부패, 만연한 빈곤과 불안정, 식품 부족난 등을 해결하려면 마두로와 내각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