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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동과 아프리카

시리아 평화회담에 이란 참여 ‘내전 종식’ 갈림길

by bomida 2014. 1. 20.

ㆍ유엔 “긍정적 역할 기대”…반정부군 회담 불참 반발


만 3년이 다 돼가는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국제 평화회담에 이란이 참여하기로 했다. 시리아 최대 우방인 이란의 참여로 내전 종전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일고 있지만 반정부군 세력은 회담 불참을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리는 시리아 평화회담(제네바 2)에 이란 등 10개국을 추가로 초청하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반 총장은 “이란은 중요한 이웃국으로 회담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는 서방으로서는 이란 참여가 마뜩잖다.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무기를 지원하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반정부군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때문에 서방은 아사드가 자국민을 상대로 잔혹한 공격을 할 동력을 준 이란의 회담 참여를 반대하고, 참여를 해도 2012년 국제사회가 만든 합의(제네바 1)에 동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아사드 대통령이 사퇴하고 과도정부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란을 움직이는 것 외에는 시리아 내전을 멈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일 시리아 반정부군의 시리아 평화회담(제네바2) 참가 소식을 알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UPI

 
반면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와 내전이 확산된 인접국 레바논은 사태 해결에 이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서방을 압박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란·러시아와 차례로 회담을 한 뒤 지난 17일 알레포 지역에 대한 국지적 휴전안, 반정부군과 포로 교환, 인도주의적 구호물자 이동로 확보 등을 제안했다.

반 총장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이 “제네바 1의 내용과 목표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래딘 보루제르디 이란 국회 외교안보정책위원장은 20일 “유엔의 초대는 이번 회담이 이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참여에 대한 어떤 전제조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프레스TV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이는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모두 승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역시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하며 “이는 평화회담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리아 정권에 실질적인 영항을 미칠 카드를 쥐고 있는 이란이 회담에 참여함에 따라 내전 종식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반정부군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사드 배제를 전제로 전날 회담 참여 의사를 밝혔던 시리아국민연합의 루아이 사피 대변인은 20일 트위터에서 “반 총장이 이란에 대한 초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제네바 2 회담에서 빠지겠다”고 말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제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참가는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방과 핵협상 체결에 성공한 이란이 이번 회담에서 시리아 사태를 끝내는 데 일조할 경우 중동 내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란은 이날부터 20%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중단하는 등 지난해 11월 제네바 잠정 합의의 이행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