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웹에 사진 올려 판매·광고… 총자산 10억달러 넘어
미국 콘텐츠의 중심지 뉴욕 실리콘앨리에서 첫 억만장자가 나왔다. 이곳에 광고·미디어 산업 기반이 다져진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사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사진 장사꾼 존 오린저(39·사진)가 주인공이다.
수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오린저의 사진과의 인연은 뜬금없이 시작됐다. 첫 사업은 전공을 살려 웹사이트 ‘팝업’을 막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고객들이 소프트웨어 갱신을 할 수 있게 공지를 만들었는데, 여기에 작은 이미지를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림을 찾아봤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 사진업체들은 일부 있었지만 정작 사과와 같이 단순한 사진을 취급하는 곳은 없었다. 2003년 그는 사진을 파는 사업을 구상했다.
시작은 간단했다. 가지고 있던 몇 천달러로 좋은 카메라 한 대를 사고 사무실을 얻어 ‘셔터스톡’이라는 상호를 달았다. 정규 교육으로 사진을 배운 적은 없었지만 혼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피사체 선택 기준은 ‘가장 평범한 것’이다. 흔하지만 찾기 힘들었던 사진 3만장을 모았다. 웹사이트도 자신이 만들고 구글에 저렴한 광고도 했다. 고객 전화를 직접 받아 환불처리도 해줬다. 사업이 커져도 사진사는 뽑지 않고 사진을 관리하는 직원만 뒀다. 오린저는 “사진을 내 방식대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춰 외부 투자도 받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뚝심으로 운영됐던 셔터스톡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도저히 고객들의 요구를 혼자 처리할 수 없게 되면서다. 그때부터 세계 사진작가와 미술가 등에게 수수료를 받고 사진과 영상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셔터스톡을 통해 전 세계 4만명이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올리고, 50개국에서 75만명의 고객이 이들 이미지를 산다.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117% 늘어난 4750만달러다. 이미지 거래 규모도 1억5000만달러가 넘었다. 10년 동안 이곳에서 3억건의 이미지가 팔렸다.
오린저는 지난해 10월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주당 22달러이던 셔터스톡의 주가는 지난달 60달러까지 치솟았고, 그는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회사 지분 55%를 보유한 그의 총자산은 10억5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는 11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셔터스톡 전에 10개 기업을 차렸다 수없이 실패했고, 그땐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사진과 이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은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고객들이 수익을 낼 수 있게 가치 있는 재료를 내놓는 것이 내가 앞으로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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