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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슬람 풍자 만평’에 반발 주도한 무슬림 지도자 7년 만에 사과

by bomida 2013. 8. 11.

ㆍ“표현 자유 막아… 대응 잘못”


7년 전 이슬람 창시자의 풍자 만화에 대한 세계적 반발을 주도한 무슬림 지도자가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다. 종교적인 감수성도 중요하나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레바논 출신의 아메드 아카리(35)는 젊은 나이에도 덴마크 이슬람 사회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아왔다. 그가 부각된 것은 2005년 9월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이 폭탄 모양의 터번을 쓴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 모습을 그린 만평을 게재했을 때다. 많은 무슬림은 이를 자신들의 종교에 대한 모욕이라고 받아들였다. 아카리는 덴마크 이슬람 사회를 대표해 신문사에 사과를 요구하고, 레바논과 이집트, 시리아를 다니며 덴마크 정부가 이슬람의 우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알렸다.

이 여정은 세계 이슬람 사회에 큰 반발을 일으키면서 문화적 충돌 위기로 번졌다. 시리아·이란·아프가니스탄·레바논에 있는 덴마크 대사관이 연쇄 공격을 당했고, 그림을 그린 만평가 쿠르트 베스터가르트(78)는 몇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았다. 

아카리의 믿음이 깨진 것은 만평 소동 2년 뒤였다. 그는 “2007년 레바논에서 이슬람 지도자들을 만난 뒤 근본주의적인 믿음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며 “그들의 답답한 사고를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고 AP통신에 지난 9일 말했다. 여전히 이슬람을 믿지만 기존 활동을 그만두고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로 가서 선생님으로 일했다. 그는 “나의 당시 대응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이슬람식 논리에 완전히 빠져서 큰 그림을 못 봤다. 나는 내 믿음, 이슬람을 위해 싸운다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카리는 지난달 베스터가르트를 찾아가 개인적인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진심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덴마크이슬람협회는 “아카리는 세간의 관심을 끌려는 것뿐”이라며 “해당 만평에 우리는 여전히 유감이 많다”고 말했다. 2005년 사건 당시 총리의 고문이었던 마이클 울베먼은 “아카리가 자신의 진심을 알리고 덴마크와 표현의 자유에 진정 도움을 주고 싶으면 알자지라에 가서 아라비아 세계에 그 깨달음을 말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