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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황 “안락함에 눈 멀어 죽음을 못본 척” 지중해 난민선 좌초 사태 무관심에 비판

by bomida 2013. 10. 13.
“안락한 삶에 눈이 멀어 문턱 앞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못 본 척하려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열흘도 안돼 난민선 3척이 침몰해 400여명이 죽을 정도로 지중해가 난민들의 무덤이 되고 있는데도 무관심한 국제사회를 개탄한 것이다. 교황은 지난 4일 이탈리아 중부 도시 아시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날을 이민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통곡의 날’로 정한 바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남쪽 몰타섬 근처에서는 지난 11일 시리아·팔레스타인인들이 탄 난민선이 좌초돼 34명이 숨졌다. 200여명이 구조됐지만 400명 이상이 승선했다는 증언이 나와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같은 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인근 바다에서도 난민들이 탄 배가 가라앉아 12명이 사망했다.

지난 3일 람페두사 인근에서 최악의 난민선 참사가 발생한 뒤 벌써 3번째 비극이다. 람페두사 희생자는 358명까지 늘었다.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인근 바다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뗏목을 탄 피난민들이 이탈리아 해군들에게 구조되고 있다. AFP·이탈리아 해군 제공


험난한 지중해 뱃길에 오르는 이들은 아프리카와 중동 사람들이다. 10년 전만 해도 일자리를 찾아가던 길이지만 지금은 전쟁과 독재정권의 폭압을 피해 나오는 인파가 대부분이다. 특히 시리아 내전이 극으로 치달은 여름 이후 난민행렬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 이탈리아·몰타섬에 도착한 난민은 3만100명으로, 지난해 연간(1만5000명)의 2배를 넘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비자 등의 문제로 자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을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탈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요구가 높지만 현실의 장벽은 높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우리는 지중해를 무덤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오는 24일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를 논의하고, 그에 앞서 자체 국경관리기관(프론텍스)에 수색·구조 인력을 추가로 배치키로 했다. 세실 키엥게 이탈리아 국민통합장관은 “비극 뒤에는 전쟁과 굶주림에서 탈출하려는 이들을 이용해 배를 채우는 밀입국 중개업자들이 있다”며 “불안정한 아프리카 정국을 해결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