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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방역 ‘구멍’· 관광지는 ‘적막’… 미 정부 폐쇄 곳곳에 부작용

by bomida 2013. 10. 14.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열흘 이상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먹거리·질병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 점이다. 식품의약국은 셧다운 이후 식품 제조사와 수입 먹거리 감독 업무 일부가 멈췄고, 농무부는 육류·가금류·계란류 조사는 지속하고 있지만 식품안전과 관련한 직원 1200명이 휴직 중이다. 방역 차질로 지난주 미 전역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닭고기를 먹고 300명 이상이 탈이 났다. 

질병관리센터도 직원 3분의 2가 쉬면서 겨울 독감시즌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주간 독감 전망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이후 업데이트가 되지 못했고, 예방접종 캠페인도 중단됐다. 미 공익과학센터의 캐롤라인 스미스 드발은 “식품은 철저히 관리를 해도 매년 4800만명이 식중독에 걸려 3000명이 사망한다”며 “전염병은 당장 감시가 안되는 것도 문제지만 셧다운 기간 중 정보 수집에도 공백이 생겼다”고 CNN에 말했다.

알래스카에서는 셧다운으로 어민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수출 업무가 지연돼 게철을 맞아 아시아 수출용으로 잡아놓은 물량을 제때 보내지 못하면 엄청난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남반구 여름철에 맞춰 오는 12월부터 3개월간 남극 탐사를 떠나는 연구진도 어정쩡한 상태가 됐다. 미국국립과학재단은 남극 프로그램 예산이 14일 바닥이 나기 때문에 필수 인력만 남기고 연구를 중단하기로 했다. 

연방정부에 소속돼 연구를 해오던 노벨상 수상자들의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은 13일 성명을 통해 “각 분야에서 일하는 노벨상 수상자 5명 중 4명이 무급휴직 중”이라며 “기관 대부분이 문을 닫아 많은 연구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셧다운 이후 국립공원 등 관광명소에는 인적이 뚝 끊겼다. 관광 비중이 컸던 주정부들은 지역 상권 타격을 감안해 주예산을 지원해 12일부터 관광지를 재개장하기도 했다. 뉴욕주 자유의 여신상, 애리조나주 그랜드 캐니언,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 마운틴 등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 관광예산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나 이는 여신상이 문을 닫아 잃게 되는 수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이곳은 경제와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과 세계의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