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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도쿄이야기

저녁 5시면 도쿄 거리에 울리는 소리, 무엇?

by bomida 2018. 10. 3.


집에 입주한 날 대청소를 마친 뒤 거실에 뻗어서 누워 있는데 갑자기 음악이 나왔다.

 

스마트폰 벨소리는 아닌데? 유튜브를 켜놨나? 아닌데?


인터폰 소린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아련하다. 소리가 너무 아련해서 마치.. 환청같았다;;

 

베란다로 나가니 더 크게 들린다! 밖에서 나는 소리였어! 청소차? 차 후진하는 소리?

학교 종소리가 같은데, 이렇게 크게 들려? 걸어서 10분이나 떨어져 있는데?! 라고 호기심이 터지는데 소리가 끊겼다.

 

(사진출처 :港区ホームページ 미나토구 홈페이지

http://www.city.minato.tokyo.jp/bousai/bosai-anzen/bosai/daishinsai/musen.html)


다음 날. 또 들린다! 뭐야... 또 아련터지잖아... 매일 울려?

 

그렇다. 매일 울리고 있다. 오후 5시 정각에.

 

야후재팬에 '오후', '5시', '차임벨', '무엇'이라고 일본어로 쳤더니 주르륵 뜬다. 역시 현지인들도 모르는군 후후.. 미나토구 홈페이지에 문답이 있다.

 

질문: 저녁 5시가되면 멜로디가 울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 방재 행정 무선 스피커에서 夕焼小焼을 편곡 한 멜로디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재해가 났을 때도 안정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매일 시험 방송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의 귀가를 재촉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중학교를 중심으로 구내 126개소에 스피커가 설치돼 있습니다.

 

. 이토록 아련한 소리로 방재시험방송을 하고 있다니... 세상에...


맨날 녹음하려다 5시에 울리고 나서야 생각나서 완주곡을 녹음하지 못했지만 대략 이런 느낌이다. 창문을 닫아도 선명하게 들린다. 기차가 소리가 이렇게 나지만 또렷하게 들린다. 요즘은 해가 5시반이면 지는데 노을 때랑 겹쳐서 세상 아련하다..

 



근데 방재 행정 무선이 뭘까. 미나토구 홈페이지를 또 찾아봤다.

 

[재해 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구가 총무상의 허가를 받아 개설한 무선국과 무선 설비입니다. 재해 시 구민 여러분에게 야외 스피커를 통해 구의 정보를 발신합니다. 스피커 한 곳에서 방송하는 소리의 도달 범위(가청 영역)은 이론적으로 반경 300미터입니다. 구에서는 반경 200 미터를 기준으로 구내 전역에서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옥외 확성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설치 장소는 구립 초 중학교 등의 구 유 시설과 설치의 협력을 얻은 민간 사업자 빌딩의 옥상 등에 127 개소에 있습니다.(201541일 기준)]

 

재해 방송은 이럴 때 한다.

 

-지진(진도)에 관한 정보(진도 5 이상)

-폭우(강우량)와 하천 범람(수위)에 대한 정보

-기상 특별 경보

-해일 정보(쓰나미 경보)

-국민 보호 정보(무력 공격 사태 탄도 미사일 공격, 긴급 대처 사태)

-토사 재해 경계 정보가 발표되었을 때

-도카이(東海) 지진 경계 선언이 나온 때

-화산 폭발 경보(구가 피난 대상 지역에 포함됐을 때)

-기상청에 의한 고온주의 정보가 발표되는 등 건강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광화학 스모그 주의보가 발표 해제 된 때

-피난 정보 (피난지, 피난 권고 및 피난 준비 정보)를 발표 할 때

 

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지진 발생 시 안전요령 영상을 보여줬는데, 꼬맹이들은 대역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이 웃긴지 깔깔대고 난리가 났는데 아주미 혼자 너무 심각. 절므니들, 저는 넘 무섭다고요....


일본에 온지 한 달도 안됐는데 지진 두 번(진도1이었지만..), 태풍 2번을 겪었다. 24호 태풍 짜미가 지나가던 새벽에는 천장으로 신칸센이 지나가는 소리;에 잠을 깼는데 태어나서 처음 태풍이 도시를 관통하는 걸 경험한 듯... 한국에선 태풍 이름이 뭔지,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주는 기사를 참 재밌게 읽었는데 일본은 넘나 자주 찾아오는 태풍의 이름 부를 여유가 없어서 그냥 숫자로 붙이는데 뭔소린지 이해가 넘나 되는 것... 자연재해에 있어서는 일본 매뉴얼이 절대 유난스러워 보이지 않고요...

 

다시 5시 종소리로 돌아가서, 나오는 노래는 동요 夕焼小焼라고 한다. 1923년에 나온 노랜데 전국 지자체에서 이 저녁 5시 차임벨로 사용하면서 더 유명해졌다고.

 

[구에서는 방재 행정 무선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일 1회 저녁 5夕焼小焼으로 정시 방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소리가 청소년들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알리는 역할도 한다. ?

 

[구가 방재 행정 무선를 정비 한 1982 년부터 장비 점검 및 저녁 청소년 육성지도(귀가 환기)을 목적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자녀의 귀가 목표 등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집에서 활용은 무엇?ㅋㅋㅋㅋ

 

미나토구는 5시에 노래만 나오지만, 다른 구는 4시나 4시반에서 나오기도 하고 애들은 집에가라는 멘트가 진짜로 나오기도 경우도 있다. 유튜브에서 도쿄 235시 종소리 모음을 찾았다. 화면 안보고 들었는데 미타토구는 정확히 맞춤! 夕焼小焼쓴데가 가장 많은데 같은 동요도 편곡에 따라 아련포인트가 달라지는 듯.




방송은 지자체 재량이라 안하는 곳들도 많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