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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 터지는 대박?…FAANGs 터지는 거품?

by bomida 2017. 6. 1.

‘팡타스틱’(FAANGtastic)한 거품일까.

페이스북(Facebook)과 애플(Apple),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Google)의 영문 머리글자를 합쳐 ‘팡(FAANGs)’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주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견고한 수익률, 폭발적 잠재력을 가진 기업이 상승세를 보이는 건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투자가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1990년대의 ‘정보기술(IT) 거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마존은 30일(현지시장) 뉴욕증시에서 1997년 나스닥 입성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주당 1000달러(112만원)를 돌파했다. 아마존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해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올 들어서만 주가가 33% 올랐다. 지난 25일 이미 장중 주당 999달러를 찍어 ‘꿈의 1000달러’는 시간문제였다. 구글의 모바일 광고가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1분기 순이익이 29% 늘어난 덕에 알파벳 역시 이날 996.17달러로 마감돼 1000달러를 목전에 뒀다.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를 넘기면 주당 1100달러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5개 거물급 기업들의 선전으로 기술주 투자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면서 FAANGs 업체들의 주가는 올 들어 평균 30% 안팎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5개사의 시가총액은 2조4000억달러에 이른다. 알파벳(6830억달러)은 시카고의 총생산(GDP), 아마존(4791억달러)은 워싱턴 GDP 규모와 맞먹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다양한 대형주들이 반영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이례적으로 6개월째 웃돌고 있다.

그러나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추진력은 어느 시점에선 반전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상승세가 거품의 초기 상태라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스는 최근 IT 주가 상승과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160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의 기술주 의존도가 커진 것은 위험의 징조라는 시각도 있다. 심리적 투자를 분석하는 센티멘트레이더의 제이슨 고퍼트는 “지난 25일 역대 최고·최저점을 찍은 기업들의 숫자가 1990년 이후 세번째로 많았다”면서 “주가가 상승세일 때 이례적인 기록들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런 주가 요동은 반드시 하락세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팡’ 터지는 대박?…터지는 거품?

반면 낙관론도 많다. 기술주를 이끄는 기업들은 각기 확고한 기반을 토대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신기술과 애플의 아이폰8, 아마존의 무인비행기 등 굵직한 신제품 출시도 예고돼 있다. 이 때문에 통신주를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까지 이어진 주식 거품과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 수익률을 점치는 나스닥 지수가 여전히 34배를 나타내고, S&P500의 IT 수익률 지수도 18배로 적정 수준이며 FAANGs 기업들의 성장세가 급락할 조짐도 없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