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정부 발표 ‘관광자원화 마스터플랜’ 살펴보니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강 및 주변지역 관광자원화 마스터플랜’이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판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년여에 걸쳐 ‘자연성 회복’을 기조로 한강계획을 마련해온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획에 대해 “무분별한 개발안인 데다 시민들과의 합의를 뒤집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경향신문이 오세훈 전 시장이 2007년 12월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사업 내용과 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사업계획안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항목에서 사업 내용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접근성을 높이고 수상시설 이용을 활성화하자는 내용은 똑같았고, 전시·공연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엇비슷하다. 한강르네상스는 ‘문화’를, 박근혜 정부는 ‘관광’을 내세운 것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1390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완공했지만 4년째 개장하지 못한 세빛둥둥섬의 전경.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세빛둥둥섬은 지난해 서울시와 효성이 운영 정상화를 합의해 세빛섬으로 이름을 바꿔 다음달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 유람선 띄우고 공연장 짓고 수상시설에 쇼핑 공간 추가
생태 녹지 ‘자연성 회복’ 추진… 서울시 ‘시민위’ 계획 뒤집어
전문가들 “민심 역행” 반발
지난 12일 정부는 서울시와 내년 상반기까지 한강에 보고, 먹고, 즐길거리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처럼 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강변엔 건축물과 상업시설을 조성해 관광·휴양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시·공연장을 짓고 기존 수상시설에는 쇼핑·문화시설을 추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이 한강에 문화기반을 조성하고 수상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수십억,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세빛둥둥섬과 노들섬, 수상택시와 요트나루, 유람선 아라호 등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애물단지가 됐다. 서울시가 2012년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한 한강시민위원회도 “한강르네상스로 자연적 친수가 막혔고, 수상시설물들이 들어서면서 하천의 생물서식 기능이 교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부 발표안은 한강시민위원회가 2년여간 연구한 끝에 ‘자연성 회복’을 기조로 마련한 한강계획을 뒤집는 내용이다. 위원회 분과위원장인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정부안은 그간 무리한 개발을 더 이상 원치 않는 민심에 역행한 1980년대식 방안”이라며 “서울시가 추진해온 한강정책을 살펴보지도 않고 이런 계획을 내놓는 것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무시하는 처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강시민위원회가 연구 초기 서울시민 1000명에게 원하는 한강의 모습을 물어본 결과 ‘자연 속 휴식처’(55.3%)라는 답이 축제(3.2%)나 공연장(3.1%)을 압도했다. 또 한강은 물, 공기가 깨끗하지 않고(30.9%), 무분별한 개발이나 인공시설로 자연이 훼손돼(21.0%) 오염된 상태라는 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서울시는 2030년까지 한강의 생태와 녹지를 회복시키겠다는 내용의 마스터플랜을 지난 4월 발표했다. 한강변에 나무를 심어 여의도공원 5배 크기의 한강숲을 조성하고, 구역별 생물서식처를 복원하며 자연정화시설도 800개 만들어 수질을 개선한다는 게 요지다.
한강시민위원회 김정욱 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자연성 회복을 정책 방향으로 잡은 것은 유럽 도심 강변과 다른 한강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가 한강에까지 경제활성화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 녹지 ‘자연성 회복’ 추진… 서울시 ‘시민위’ 계획 뒤집어
전문가들 “민심 역행” 반발
지난 12일 정부는 서울시와 내년 상반기까지 한강에 보고, 먹고, 즐길거리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처럼 강에 유람선을 띄우고 강변엔 건축물과 상업시설을 조성해 관광·휴양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시·공연장을 짓고 기존 수상시설에는 쇼핑·문화시설을 추가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이 한강에 문화기반을 조성하고 수상 이용을 활성화하겠다며 수십억,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세빛둥둥섬과 노들섬, 수상택시와 요트나루, 유람선 아라호 등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애물단지가 됐다. 서울시가 2012년 전문가와 시민 등으로 구성한 한강시민위원회도 “한강르네상스로 자연적 친수가 막혔고, 수상시설물들이 들어서면서 하천의 생물서식 기능이 교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2006년 공개된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구상안 (클릭하면 그림 확대)
여기를 누르면 2006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구상안’ 문화·생태·관광벨트 대변신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07년 공개된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여기를 누르면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표한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 플랜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강시민위원회가 연구 초기 서울시민 1000명에게 원하는 한강의 모습을 물어본 결과 ‘자연 속 휴식처’(55.3%)라는 답이 축제(3.2%)나 공연장(3.1%)을 압도했다. 또 한강은 물, 공기가 깨끗하지 않고(30.9%), 무분별한 개발이나 인공시설로 자연이 훼손돼(21.0%) 오염된 상태라는 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런 여론을 감안해 서울시는 2030년까지 한강의 생태와 녹지를 회복시키겠다는 내용의 마스터플랜을 지난 4월 발표했다. 한강변에 나무를 심어 여의도공원 5배 크기의 한강숲을 조성하고, 구역별 생물서식처를 복원하며 자연정화시설도 800개 만들어 수질을 개선한다는 게 요지다.
한강시민위원회 김정욱 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자연성 회복을 정책 방향으로 잡은 것은 유럽 도심 강변과 다른 한강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가 한강에까지 경제활성화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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