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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NSA 도청 후폭풍 ‘국가의 시민감시’] 엘스버그 ‘베트남전’ 매닝 ‘이라크전’ 스노든 ‘대테러전’ 폭로… 애국·반역 극과 극 평가

by bomida 2013. 11. 11.
[NSA 도청 후폭풍 ‘국가의 시민감시’] 불법 알린 내부고발자들

ㆍ엘스버그 ‘베트남전’ 매닝 ‘이라크전’ 스노든 ‘대테러전’ 폭로… 애국·반역 극과 극 평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시민감시 실체가 구체화됐지만 이 첩보기관의 활동을 암시하는 내부고발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대부분 기술과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는 내부 전문가들이다.

2006년 전자프론티어재단(ETT)은 정부 불법도청에 가담했다며 AT&T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 AT&T 직원은 샌프란시스코 도심 한복판 회사 건물 내부에 있었던 ‘감청방’에 대해 털어놨다. 2년 뒤 정부와 계약한 외부기업의 고발은 또 있었다. 보안전문가 바박 파스다는 2003년 버지니아주 콴티코 정부청사의 버라이즌 무선통신망에 감시 프로그램을 깔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연방수사국(FBI)의 전자감시기구일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2010년 위키리크스에 미 국무부 외교전문이 폭로된 후에는 전 세계 언론에서 이 같은 도·감청 체계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다. 2012년 미국 잡지 와이어드(Wired)는 국가안보국의 방대한 규모를 잠입 취재해 고발하기도 했다. 유타주에 각종 위성과 지하·해저 광케이블 정보를 빼내 판독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차려놨다는 것이다. 또 내부에 메일과 통신내역, 인터넷 흔적, 영수증 등 모든 개인 기록을 저장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국가안보국의 비밀 정보수집 프로그램 ‘프리즘’을 연상시킨다. 국가안보국 키스 알렉산더 국장은 당시 의회에서 대규모 정보수집과 저장에 대한 질의를 받고 이를 부인했지만 스노든 폭로로 사실임이 밝혀진 뒤에는 거짓 발언을 사과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전 세계를 뒤흔든 폭로전이 3번 있었다. 1971년 대니얼 엘스버그는 베트남전을, 2010년 브래들리 매닝은 이라크전을, 2013년 스노든은 대테러전을 고발했다. 세 사람 모두 폭로 직후 애국자와 반역자라는 극단의 평가를 받았다. 군사전문가였던 엘스버그는 1970년대 초 한 대학생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감옥에 가겠다”고 한 말에 충격을 받고 미국의 베트남 개입을 담은 일명 ‘펜타곤 페이퍼’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현역 육군 일병 매닝은 비리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에 70만건이 넘는 국무부 외교전문을 넘겼고, 스노든은 자신이 지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민 감찰 활동에 실망해 국가정보국을 비롯한 첩보기관의 자료를 서방 언론에 넘겼다. 정권의 성향과 지도자는 달랐지만 정부가 정보를 통해 힘을 키우는 것을 지켜봤고, 다시 감시를 통해 그 정보를 얻어가는 과정에 종사했던 이들이다.

고발의 대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엘스버그는 첩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가 이후 당시 리처드 닉슨 정부가 그를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 무죄로 풀려났다. 60년형을 구형받은 매닝은 군복역 중 성정체성 혼란 등이 참작돼 35년형으로 감형돼 실형을 살고 있다. 간첩 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진 스노든은 도망자 신세가 돼 임시 망명 허가를 받은 러시아에 둥지를 틀었다.